
잦은 매매보다 어려운 일, 상승 추세를 끝까지 기다리는 것
이 글은 잦은 매매와 본전 심리로 흔들렸던 나의 투자 경험을 돌아본 기록이다. 삼성전자 주봉 차트를 사례로, 추세 추종 매매에서 상승 흐름을 확인하고 기다리는 일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 본다.
신문을 들고 화장실로 향하던 시절
친구에게 주식 매매를 맡기고, 그가 산 종목의 주가에 일희일비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떤 주식을 샀다는 말을 들으면 그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회사의 말단 직원이 업무 시간에 대놓고 신문을 뒤적일 수는 없었다. 요즘처럼 휴대전화로 언제든 주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었다. 궁금증을 참기 어려운 날에는 신문 한 부를 들고 화장실에 가서 증권면을 펼쳤다. 그렇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지나간 시세였다. 당시 내가 당일의 주가 움직임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증권사 객장뿐이었다.
나중에 친구의 거래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름도 생소한 종목을 수없이 사고팔고 있었다. 어제 산 주식을 오늘 파는 일도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렇게 자주 거래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증권가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오가는 정보를 바탕으로 매매했던 것 같다.
내가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이야기는 1984년, 나의 첫 주식투자 이야기에 따로 기록해 두었다.
자주 사고판다고 수익이 늘지는 않는다
그 후 직접 주식 거래를 하면서 깨달았다. 매매 횟수가 많다고 해서 수익까지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회사 일을 하면서 매일 주가를 살피고 매매 시점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처럼 MTS나 HTS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없던 시절에는 더욱 그랬다. 그런 내게는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는 방식이 더 잘 맞았다.
그러나 우량주라고 해서 언제 사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장 전체가 하락 추세에 들어서면 좋은 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피하기 어려웠다. 기업을 고르는 일만큼이나 매수 시점을 판단하는 일이 중요했다.
내 경험에서 얻은 원칙은 이렇다. 충분한 조정을 거친 뒤 상승 추세로 전환되는지 확인하고, 매수한 뒤에는 그 판단의 근거가 유지되는 동안 기다리는 것이다.
말로는 간단하다. 하지만 매일 흔들리는 주가 앞에서 그 원칙을 지키는 일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본전이 오면 팔고 싶어지는 마음
내가 자주 저지른 실수는 하락 추세에 있는 주식을 산 뒤, 손실이 아까워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하락을 견디다 보면 주가가 떨어지던 모습이 머릿속에 깊이 남는다. 그러다 모처럼 반등이 시작되면 기쁨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온다.
‘이번에도 다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결국 본전 근처에 오거나 손실을 조금 만회하면 서둘러 팔았다. 오랜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은 잠깐이었다. 매도한 뒤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바라본 것은 시장의 추세보다 내 계좌의 손익이었다.
내 매수가격을 회복했다는 사실과 상승 추세가 끝났다는 판단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오랫동안 손실을 견딘 사람에게는 이 둘을 구분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삼성전자 주봉 차트가 던진 질문
내가 경험했던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돌아보면 이 문제가 더 선명해진다. 살펴본 주봉 차트의 이동평균선은 5주선, 12주선, 20주선, 60주선이다.
2024년 7월 8일 시가인 8만 7,900원에 삼성전자를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2025년 9월 29일에 시작하는 주의 종가가 8만 9,300원이 될 때까지, 약 1년 3개월을 기다려야 매수가격을 웃도는 수준을 만나게 된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투자자에게 그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차트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내가 살펴본 차트에서는 2025년 6월 초에 5주선이 20주선을 상향 돌파했고, 8월 말에는 20주선이 60주선을 상향 돌파했다. 각각 단기와 중장기 골든크로스로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오랫동안 기다려 본전을 회복했다면, 이제 팔아야 할까?”
당시 내가 세운 추세 추종 원칙에 따르면, 판단의 중심은 본전 회복 여부가 아니어야 했다.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했다. 골든크로스가 추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본전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매도할 일은 아니었다.
추세 추종 매매, 상승하는 동안에도 기다림은 시험받는다
상승 추세라고 해서 주가가 매일 오르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2025년 11월 4일에 전일 대비 5.58% 하락했고, 이후 12월 26일에 5.31% 상승하기까지 조정 구간을 거쳤다.
이런 시간을 만나면 과거의 하락장에서 느꼈던 두려움이 되살아난다.
‘그때처럼 다시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조금이라도 이익이 났을 때 팔아야 하지 않을까?’
나 역시 그런 마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중장기 추세를 보고 매수했으면서도, 며칠 동안의 하락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추세 추종 매매를 선택했다면 매도 역시 그 전략의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단기적인 흔들림인지, 매수 근거였던 중장기 추세의 변화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돌아본 차트에서는 2026년 6월 하순 무렵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6월 19일 최고가 37만 4,500원을 기록했다.
물론 이는 결과를 알고 되짚어 본 이야기다. 당시 그 고점까지 오를 것을 미리 알 수는 없었다. 내가 아쉬워하는 것은 최고가에 팔지 못했다는 사실보다, 스스로 세운 기준을 일관되게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도 숱하게 사고팔았다
나 역시 그 상승 구간에서 숱하게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조금 오르면 이익을 지키고 싶었고, 조금 내리면 더 큰 하락이 두려웠다.
돌이켜보면 추세 추종 매매의 원칙에 따라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동안 보유하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동안 보유하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다만 내가 말하는 기다림은 손실이 아까워 무조건 버티는 것과는 다르다. 매수한 이유가 여전히 유효한지 살피고, 정해 둔 매도 기준에 도달하면 행동하는 기다림이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주식을 사는 기술만큼이나 보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매일 무언가를 해야 투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더 큰 판단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 이유
《어느 주식 투기자의 회상》에 나오는,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 철학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 있다.
“It never was my thinking that made the big money for me. It was always my sitting. Got that? My sitting tight!”
내게 큰돈을 벌어다 준 것은 머리를 굴리는 일이 아니라, 자리를 지키며 진득하게 기다리는 일이었다는 뜻이다.
이제는 그 말이 조금 이해된다.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마음까지 따라 움직이면, 어렵게 잡은 상승 추세도 끝까지 함께하기 어렵다. 내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거래보다, 판단의 근거를 확인하고 그 판단을 지켜 내는 인내였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내가 정한 기준이 기다리라고 말하는 동안에는.


